안경을 닦으며
/ 박선영
시장 길 쇼핑센터 진열대 안에서
반짝이는 안경
할아버지 돋보기가 생각난다
금쪽같은 아들
동경 유학 보내고
뜬눈으로 밤새운 할아버지
춘향전, 장화홍련전 보다 긴긴 밤
대문 흔드는 바람소리
창호지로 싸매고
닦아도 닦아도 뿌연 안경알
무명실로 동여맨
절름발이 안경다리
함께 묶였을 할아버지 가슴
훌쩍 건너 뛴
시간 저 멀리
아프게 찌르는 유년의 기억
절뚝이며 돌아오는 길
촉촉해진 눈가를
닦아 내는 오후
'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무 (0) | 2016.12.14 |
---|---|
내유년의 붉은 대추 (0) | 2016.12.12 |
어머니를 찿아서 2 (0) | 2016.12.09 |
징검다리 되어 (0) | 2016.12.09 |
청하 그 요람속으로 (0) | 2016.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