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시인의 시방

그림자

앵두님 2016. 11. 28. 23:19





그림자

        / 유재원



제발 떨어져서 살자

말라비틀어진 모습으로

부시게 내린 빛을 파고들면

이미 몸에는 그늘이 붙어있다

추억이 얼비치는 창에서

속병 도진 가슴에 꿈을 섞는

불나비 등불은 그을음 번지고

허물 벗는 인간들이 지쳐갈 대

육신을 일탈하는 영혼은

심장 없는 허상을 비춰주었다

불빛을 빨아대는 혼잡한 세상

저 별은 누구의 그리움일까

오직 외로움이 생의 목적이었던

좁은 골목을 밝히는 가로등이

함의 추억을 한없이 토해내며

산발하는 슬픔을 덮어주었다

지금은 헝클어져야 할 이방인

그림자에게도 눔물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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