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시인의 시방

기수역

앵두님 2016. 11. 28. 23:12




기수역

          / 유재원



바람이 풀잎을 직접거리는

그리움이 한정 없는 세상

들 물은 무수히 핏줄 어어가고

대지의 갈증이 헐거워지면

냇물이건 강물이건 인생은 흘러

비린내 어슷하게 써는 갯물에

한동안 침묵으로 감기어야 했다

이음 없는 수평선 끊어내던 파도가

상한 마음 하염없이 긁어대며

바람의 역성으로 밀력오는 해안

얼마나 많은 사연이 쓸려갔을까

눈부신 풍경 햇살을 해감하다

핏물 짙게 배긴 저녁노을은

슬픔이 미어져 내린 꽃잎이었다

이제는 비워둘 수 없는 인연

어둠에서 별을 후비던 기억이

비등하게 잠긴 울음 끄집어내고

응어리진 세월을 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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