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버짐
/ 유재원
바람 소리 죄다 불러 모은
갈대의 마른 사연 불태우면
무딘 뼈마디는 내려앉고
연신 매듭 없이 기어오르던
핏줄은 혼잡하게 끊어졌다
그대 마음 내 마음으로 이어지는
얼룩지는 현실을 들여다 보는
물결이 지루하게 흘러도
고독을 뜸 들이고 있는 시간
소름이 넌더리 치며 돋은 살갖에
바람 불어도 흔들림 없는 생명
새물내 나는 꽃잎이 붙었다
언제나 딴짓하는 시선으로
능청스럽게 자리한 꽃무늬는
무수히 얽힌 줄기의 인연
사는 동안 도려낼 수 없었다
선명하게 박힌 그대의 흰 별
숨죽이고 힐끗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