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시인의 시방

꽃버짐

앵두님 2016. 11. 26. 23:15





꽃버짐

            / 유재원



바람 소리 죄다 불러 모은

갈대의 마른 사연 불태우면

무딘 뼈마디는 내려앉고

연신 매듭 없이 기어오르던

핏줄은 혼잡하게 끊어졌다

그대 마음 내 마음으로 이어지는

얼룩지는 현실을 들여다 보는

물결이 지루하게 흘러도

고독을 뜸 들이고 있는 시간

소름이 넌더리 치며 돋은 살갖에

바람 불어도 흔들림 없는 생명

새물내 나는 꽃잎이 붙었다

언제나 딴짓하는 시선으로

능청스럽게 자리한 꽃무늬는

무수히 얽힌 줄기의 인연

사는 동안 도려낼 수 없었다

선명하게 박힌 그대의 흰 별

숨죽이고 힐끗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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