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여행
/ 유재원
울음을 잃어버린 기러기
솟대는 북극성을 바라보며
붉은 혈관이 모두 끊어진
상한 꿈들을 솎아내고 있겠지
너무 아득해 바라볼 수 없는
인연의 장대 끝에 매인 그대
목청이 터지도록 불러보지만
어느새 영혼이 날아가고 있다
한 줌 숨을 덜어내는 여행에서
밤을 지새우는 별빛 흝어 먹어도
고독은 전생이 소용없는 공간
돌덩이처럼 침묵을 부지하는
걸어 잠근 마음 흔들어보았다
육신을 사리같이 달구고 있는
죽음은 어디에 머무는 걸까
바람 속에 실려 온 기억으로
별들의 영역을 지키는 고통
사랑은 한데서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