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시인의 시방

고독한 여행

앵두님 2016. 11. 26. 23:02






고독한 여행

             / 유재원



울음을 잃어버린 기러기

솟대는 북극성을 바라보며

붉은 혈관이 모두 끊어진

상한 꿈들을 솎아내고 있겠지

너무 아득해 바라볼 수 없는

인연의 장대 끝에 매인 그대

목청이 터지도록 불러보지만

어느새 영혼이 날아가고 있다

한 줌 숨을 덜어내는 여행에서

밤을 지새우는 별빛 흝어 먹어도

고독은 전생이 소용없는 공간

돌덩이처럼 침묵을 부지하는

걸어 잠근 마음 흔들어보았다

육신을 사리같이 달구고 있는

죽음은 어디에 머무는 걸까

바람 속에 실려 온 기억으로

별들의 영역을 지키는 고통

사랑은 한데서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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