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서서 바라봅니다
- 벚곷을 보며
1
그저 서서
바라 볼 뿐입니다
빈 하늘 어래로 몸 던지는
푸른 날의 아픈 흔적마다
임을 반기듯 허공을 맴도는
그대를 보며
시샘하던 시절의 사람들은
만수로 출러이는
상춘 행렬로 이어집니다
임이 웃는 날 짧기만한 것을
낙화를 보며 그대 밟힌 자국에
서녘 해가 누워 빛을 발합니다
2
저들의 낙화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나기기를
어지럽게 하더니
모래밭은 꽃잎으로 찍혀있다
뉘 앉으라고 꽃방석 펼쳐 놓고
간데없음은 새 손님으로 와
버찌 물든 옷고름 매만지는 아이
벚나무 아래서 꽃처럼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