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은행나무 연서

앵두님 2017. 1. 31. 13:12



은행나무 연서 戀書


사열장 행렬은

눈이 부시게 정렬되어 있다

샛노란 유니폼에 푸른 날의  

스카프를 들려주고 싶다

내 발길도 요지부동

족적을 따라 예까지 옴에

흰 머리카락 쓸어 올려

외면하고 싶다


흩날리는

고운 잎새 중 한 잎

내 가슴팍에 내려 앉는다

늘 뒷모습만 보여주던 사람

그 사람과 함께

요동치던 푸른 강으로

헤엄쳐 가고 싶은


가슴팍에 떨어진

창백한 잎새 받쳐 들고 보니

네 모습에서 나를 본다

후일 누군가의 책갈피에서

주름진 얼굴로

웃고 있을 그대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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