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갈대

앵두님 2016. 12. 28. 14:15




갈대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에서

구름이 제 몸 비춰보는데

젊은 날 만남은 오직

예감치 않은 이별 앞에 울고 있는

너는 내게로 오는

길목이라 생각했었다


갈대로 하여금 울리는

그대 바람

당신 속에 살면서도

당신을 모른는 이별 앞에서

제 아픔 감춘 채로

붉은 울음 하늘에다 풀어낸다


---------------------------------


장미를 생각함


내 스무 살의 설렘을

사월 창가에 서서 보고 잇다


내 서른의 요란스러움이

오월 창밖에서 흐르고 잇다


마흔의 욕망과

쉰 해의 목마름을 아는지

흐르지 못한채로

만개한 채 서 있는 너


시월을 외면하려 하는 내 앞에서

저리 타오르고 있음은

속마음 아는 탓이려니


창 안에선 나도 따라

계절 모른 채 서 있는

시월장미이고 싶다




'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   (0) 2017.01.31
장미를 생각함   (0) 2017.01.31
한계령에서   (0) 2016.12.28
온천풍경   (0) 2016.12.28
두물머리   (0) 2016.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