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풍경
- 명절 증후군
자욱한 안개속
마치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후끈한 열기
이곳에 와서야
나를 찾는다
구멍 난 채 바람든 뼈
삐걱거리는 몸으로
천근만근
흐느적거리는 호흡
시추하는 무언의 몸부림에
내 우울감은
탕 안 물로 넘쳐나고
명절 증후군이 바뀌고 있다
위세는 어디가고
신음으로 떨고 있는 어머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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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 은행나무
그 나이
일천백년이라네요
오늘 멋쟁이 노신사 앞에서
숨을 고르고 섰다
철따라 새 얼굴로
산사마져 교향곡을 선사하고
가지마다 음률에 떨며 리듬을 타는
감동의 물밑 흐름
속살 드러낸 힘의 심장에는
웅장한 하모니
잎새 틔우던
꽃망을 맺던
지난 시절 푸름을
등에 업고 서 있는
거목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