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백양사에서

앵두님 2016. 12. 28. 11:33




백양사 白羊寺에서


천년 고찰

백양사를 찾았다

산에 뜬 달과 사찰 내

도예가가 구워낸

달 항아리를 본다

내 유년에 본 앞산의

달을 생각하게 한다

그때 달은 티 없이 맑고

정겨운 달이었다

살아오는 동안 그 달을

잊은 건 아니었지만

오늘 달 항아리를 보며

가득 채우고만 싶었던

나를 생각 한다

고희를 넘겨야 할 지금

비우지 못한 채

용서에 무딘 채 욕심으로

채우려고만 한 나

오늘

달 항아리가 흙 묻은 입술로

내게 말을 걸어온다

가벼움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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