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붓꽃

앵두님 2016. 12. 14. 23:23







붓꽃

- 손자 노아를 보며



내 강보에 싸여 첫눈 뜬 보석 하나

철을 따라 단비와 햇볕으로

보듬고 품었더니 잎 피고

꽃대 쏘아 올린다

멋진 갈기 휘날니며

초원을 내달리는 준마여라


청명한 날 발맞추어 맞절하고

양지바른 곳 마들에 둥지틀더니

씨앗 하나 떨어뜨렸다

조석으로 둥가둥가

제 피 어찌 알아 보고

눈 맞추고 벙글 벙글

젖무덤 찾아 더듬는 눈 먼 강아지

찾는 젖줄 멀리 가고

어미의 어미가 안고 있는 거친 손

심장에 멍든 가을 할미꽃

아침이슬보다 더 맑은 네 눈망울 속에

나는 날마다 눈물오 담구질 한다

남빛 붓꽃 입을 다물었다


* 당방구질 : 토속어로 물속에 들어가다 나왔다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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