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 유재원
살얼음 맺힌 동치미 같은
눈물을 한 방울씩 찍어내던
무서리가 차가운 신명으로
마음의 낡은 판자에 붙었다
철새가 흔적을 지우며 날아도
사랑은 끈적거리는 매듭
아궁이에 불을 지피지 않았다면
절대로 가슴은 끓을 리 없겠지
시린 구들을 뜨겁게 덥히는
쪼개진 장작에 나이테 박혀있다
더운 입김을 공유한 세월에는
토막으로 잘릴 원형의 나무
이미 그을린 시선이 끼여있고
죽음으로 도달하지 못한 기둥은
지붕을 꼿꼿하게 떠받쳤다
더 이상 속을 내보일 수 없는
지금도 채우지 못한 목마름이
살 속에 해북은 띠를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