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시인의 시방

니이테

앵두님 2016. 12. 10. 00:08




나이테

           / 유재원



살얼음 맺힌 동치미 같은

눈물을 한 방울씩 찍어내던

무서리가 차가운 신명으로

마음의 낡은 판자에 붙었다

철새가 흔적을 지우며 날아도

사랑은 끈적거리는 매듭

아궁이에 불을 지피지 않았다면

절대로 가슴은 끓을 리 없겠지

시린 구들을 뜨겁게 덥히는

쪼개진 장작에 나이테 박혀있다

더운 입김을 공유한 세월에는

토막으로 잘릴 원형의 나무

이미 그을린 시선이 끼여있고

죽음으로 도달하지 못한 기둥은

지붕을 꼿꼿하게 떠받쳤다

더 이상 속을 내보일 수 없는

지금도 채우지 못한 목마름이

살 속에 해북은 띠를 새겼다













'타 시인의 시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장터   (0) 2016.12.27
경제민주화   (0) 2016.12.10
낙엽  (0) 2016.12.06
날개는 바람을 원했다   (0) 2016.12.06
꿈을 던지다   (0) 2016.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