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는 바람을 원했다
/ 유재원
부르튼 죽지를 접은 기억
그리움 어지르는 바람에도
깃들은 나부끼지 않았다
길잎이 주억거리는 강변에
물새들은 일상으로 내려앉고
멀쩡한 눈꺼풀 볏겨낸 이슬은
눈빛을 말갛게 변들거렸다
하루를 해충처럼 뜯어먹으며
소리 없이 밀리는 피곤의 무게
미련 속에 치렁거리는 시간이
그물을 붙잡고 있는 벼리처럼
가라앉은 인연을 끌어당겼다
근심이 북적기리는 인간 세상
저마다 취한 몸으로 배회하면
육신에서 빠져나온 영혼은
슬픔 다듬는 바람을 원했다
흐미해진 날개의 소원이
낮선 꽃향기에 마음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