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감꽃을 보며

앵두님 2016. 11. 28. 22:53




감꽃을 보며

                 / 박선영



내 유년의 목걸이가

인파속 쇼핑센터 유리벽 안에

진주 목걸아로 누워있다

휘영청 밝은 조명아래서

풍요 속에 영혼의 빈곤을 본다


꽃목걸이 줄줄이 흩어진 채

튓마루에 누워 별을 헤니

이 밤 나는 어느 별에 걸렸는가


길가에 마주친

여인의 진주목걸이

아련함으로 바라보다

집으로 들어서니

바둑이 목에서

울리는 바울소리

오늘 빈곤 속에 넘쳐나던

행복을 바로 보고 있었다


----------------------------------


동행 1

- 낙엽의 울음


오솔길 걷은 발길에서

바스락 대며 따라오는 너

반갑다는 인사일가

아프다는 울음일까

네 쓸쓸한 소리가

마음을 만진다


지난 가을 가슴 가슴

불이 붙어 선홍빛

피가 뚝뚝 떨어졌었다

옷마져 벗어 던진 채

한나절 햇살 잎새 뚫고 나가더니

이슬보다 맑은 투명함이

상처마저 빛을 발하고 잇었다


계절의 소명을 등에 업은 채

마지막 불태우는 오늘

내가 곧 너이기에

쓸쓸히 동행하는

이 가을



'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행 4  (0) 2016.12.06
통증 2  (0) 2016.12.06
한해살이 풀에 대한 생각   (0) 2016.11.28
길 위에서  (0) 2016.11.28
저울의 생각  (0) 2016.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