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 흐르는 강 1집

동행 4

앵두님 2016. 12. 6. 23:06




동행 4

- 어떤 부부     / 박선영



새벽녁

등을 보여주던 사람과

어스름 저녁

가슴을 내어주던 사람이

세상 풍파 거친

사선을 함께 넘어왔다

때론는 무너진 약속 앞에

눈물의 강 함께 건넌 사이

돌아보는 새벽녘 그 등선

해질녘 그 가슴

웃음이어라

눈물이어라

연륜으로 밀려오는 파도타기

마주한 눈 속엔 거친 물 사이로

가라앉힌 상흔

곱지만은 않은

숨소리 자장가 삼아

마른 가슴으로

야윈 어께에 기대여 본다


장독대에

심어 놓은 봉숭아꽃

농익은 사랑으로 손대면

톡 톡 터져 울타리 너머로

도망친 여식 그리운 날

가슴에 드러눈운

보숭아 빛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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