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님의 시방
얼음 꽃
저마다 뜨거웠던 마음이
향기를 잃고 돌아가면
계절의 울타리 저 밖에서
칼바람 맞는 얼음 꽃이 피었다
이미 웃음도 사라졌지만
수정처럼 말간 가슴에
마디마디 물솔리가 흘러
빛깔없이 핀 차가운 꽃
겨울끝을 붙잡은 햇살이
산등을 밟고 내려오면
마른 가지에 알알이 뱆히는 눈물
그리운 꽃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