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주는 말
- 계룡산에서
아픔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온다는 말처럼
굽이굽이 드리운 산 그림자
손을 놓지 앉고 있다
삶의 조각들이 파편처럼
부서져 내리는
용운폭포 물길 따라
내리 딛는 발길
연천봉으로 데려간다
천지신령께 무릎 끓던
서슬 퍼런 태조의 걸음에
들꽃마녀 엎디어 머리 조아리니
잡힐듯한 구름만
소스라치며 떠가고 있다
지나치던 비가
속내까지 행구어줌에
더욱 푸른 계룡산에서
마음 비운 산사랑
하산 길에 지나친 풀꽃을
다시 본듯 지고 내려간다
*계룡산 : 충남 계룡산 태조 이성계가
지신명께 기도 드렸다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