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다
봄의 껍질을 빠져나오며
온기는 아랫배로 밀려왔고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여린 날개가 마르기도 전에
몇 년의 그리움이 고인 듯
수나비는 욕정으로 대들었다
하얀 목련꽃 구름 흐르는
입김 따뜻한 양지의 장다리는
끈적기리는 배설이 전이된 추억
서로 빈정거리는 실눈을 뜨고
꽁지 매듭짓고 날아가는
기우뚱한 시선은 불안했지만
허공의 선들은 자유로웠다
눈물을 머금고 끌려가는 것은
한번은 찾아올 변태의 숙명
몽환을 깨치는 날갯짓으로
태어나면서 암내를 풀어내는
본능은 환장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