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우산 드러눕다
늦가을 비바람 추적이더니
바람이 몰고 떠났다
질펵거리는 도로 위에
살 부러진 우산
아무렇게나 누워 있다
주인의 손에 버려진 너
피 흘리며
발부리에 채여 뒹군다
여기저기 금이 간
나를 들려다본다
어쩌면 저 우산이 나일진대
바닥에 버려진 것만 버림일까
금간 몸으로
부러진 곳을 싸맨 나도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
발길 재촉한다
기억으로 흐르는 강
江이
슬프다며 운다
내 무서움증도
따라 범람했다
아픈 기억이
검푸른 옷을 입고
길게 누운 뱀처럼
스멀스멀 기어간다
이브의 유혹에 빠져
강을 따라간 사람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언젠가 내게도
달콤한 소리로 속삭렸지
가ㅓㅁ은 물살 토해 내며
시린 손 구겨 넣고
달음질 쳤엇지
붉은 울음이 일상을 집어 삼킨
기억 앞에 서 잇다
제 몸 풀어 다 내어 주는
넘쳐 나는 오욕을 정화시키며
저리 흐르는 강 앞에서
조각난 기억들을 기워가며
주름진 억룰 강물에 비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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