合唱 합창
여름 숲속을 걷다 보면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을 생각한다
짙푸른 녹음이
함성을 지를 때면
매미도 동참하여 울어 준다
열매로 고운 옷
갈아입을 양으로
구슬땀 식히는
여름 숲의 한나절
내 안에 숲은 어떤가
저들처럼 맺을 열매
그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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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떡 시루에 김이 오른다
찐빵가게 유리창이 김으로 자욱하다
곰탕집 가마솥 펄펄 끓어 댄다
저마다의 스마트폰엔
재난주의보로 열이 오른다
한반도 바닥이 땀으로 흥건하다
언 당에 맨발로 서 있던
슬픔들이 물 오른 가지로 오르다 못해
터지는 열정인가
입추는 저만치서 손 짓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