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 흐르는 강
/ 박선영
江 강이 슬프다며 운다
내 무서움증이 따라 범람했다
아픈 기억이 검푸른 옷을입고
길게 누운 뱀처럼 스멀스멀 기어간다
이브의 유혹에 빠져 강을 따라 간 사람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언젠가 내게도 달콤한 소리로 속삭였지
검은 물살 토해내고
시린손 구겨넣고 달음질쳤었지
붉은 울음이 일상을 집어삼킨 기억앞에 서 있다
제몸풀어 다 내어 주는
넘쳐남는 오욕을 정화시키며
저리 흐르는 강 앞에서
조각난 기억들을 기우며
주름진 얼굴 강물에 비춰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