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님의 시방

벗과의 동행

앵두님 2016. 5. 2. 14:13



벗과의 동행

                  / 박선영

 

 

입추를 비웃기나 하듯

옷깃을 파고드는 매찬 바람

창 넘어 창안에 눈빛은

말없이 길을 걷는다

벗은 내 눈을 읽고

나는 대낮에 별을 찾는다

 

힘없는 목적지는 자재암

그녀의 속내를 모르는 나

걸음마다 시선은 앙상한

가지에 까치집만 헤아리고

바다 가재가 탐색전을 벌이던가

운동회날 줄다리기 소리만

가슴에서 메아리로 긁어댄다

 

몸을 녹인 찻잔에

벗의 얼굴엔 홍조가 앉았다

곧추선 산 비알 같은 속내 여미고

그녀와 물꼬를 트지 못한채

눈과 마음은 다른길을 헤멘다

자재암 가는 길 달빛으로 묶는다

 

 

                     자재암 , 소요산에 위치한 암자

                   

                            20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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