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과의 동행
/ 박선영
입추를 비웃기나 하듯
옷깃을 파고드는 매찬 바람
창 넘어 창안에 눈빛은
말없이 길을 걷는다
벗은 내 눈을 읽고
나는 대낮에 별을 찾는다
힘없는 목적지는 자재암
그녀의 속내를 모르는 나
걸음마다 시선은 앙상한
가지에 까치집만 헤아리고
바다 가재가 탐색전을 벌이던가
운동회날 줄다리기 소리만
가슴에서 메아리로 긁어댄다
몸을 녹인 찻잔에
벗의 얼굴엔 홍조가 앉았다
곧추선 산 비알 같은 속내 여미고
그녀와 물꼬를 트지 못한채
눈과 마음은 다른길을 헤멘다
자재암 가는 길 달빛으로 묶는다
자재암 , 소요산에 위치한 암자
20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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