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가 나를 본다
/ 박선영
책갈피를 넘길 때마다
돋보기는 나이테를 업고
하나,둘 식구를 불린다
여기 저기 하나씩 앉아있다
이방
저방
주방
가는 곳마다 만져주기를 목을 빼고 기다린다
부산하게 쌓인 책 위에서 엉덩이를 깔고 앉아
나를 향해 구애의 눈길을 보낸다
책들은 문을 열었다 닫았다 안달이다
오늘은 창비에 앉은 너를 잡을까
내일은 지성과 너를 잡고 필사 해볼까
너희를 외롭게 함은
내가 따뜻함을 찾은 탓이니
창비,지성 : 출판사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