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님 2017. 3. 28. 22:14



되새김


뜨거운 인두의 부리로

구겨진 육신을 마름 했다

현실을 질서 없이 갈아엎고

땀이 밴 바람질을 시작하는

사랑은 짊어지고 가야 할 멍애

힘겹게 변태하는 침실 행위가

밤마다 너무 헐거웠는지

고독을 되새김 하는 용두질이

가슴에 고인 숨결을 퍼 올렸다

고단한 세월의 틈바구니에서

빛바랜 날개를 파닥거려도

허공은 빈둥거리는 조각달

풋콩같은 비린내를 풀어냈다

한가한 기억을 윽박지르며

쉰 목소리로 서럽게 울어대는

조바심은 비틀어진 길의 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인생이

쉬지 않는 시간을 갉아댔다